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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을 품은 사찰 수선사 | 자연의 철학자들 (KBS 20230526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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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

■ 자연도 마음도, 거슬림 없이 조화롭게
지리산 웅석봉 기슭에는 마음을 닦는 절, 수선사가 자리해있다. 30여 년 전, 첩첩 산골의 다랑논이었던 이곳을 여경 스님 홀로 아름다운 정원을 품은 사찰 ‘수선사’로 가꿨다. 나무는 나무대로, 풀은 풀대로, 돌은 제자리로 옮겨주면서 그 멋을 발견하고 존재감을 드러나게 하는 일이 정원지기로 사는 스님의 몫... 자연도 마음도 거슬림 없이 조화로울 때 그 진리가 드러난다는 게 스님의 철학이다. 덕분에 수선사 곳곳의 생명들은 물론 찾아오는 이들까지 자연스레 아름다운 마음을 주고받는 명소가 됐다.
마음이 지친 이들이 삶을 되돌아보는 쉼의 공간수선사엔 물이 많았던 터를 이용하여 처처에 크고 작은, 자연 연못들이 고즈넉한 사찰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더한다. 특히 마음 심(心)자 연못은 ‘마음을 비춰 만상을 헤아리며 거울처럼 살라’는 뜻의 스님의 법명, ‘여경’의 의미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공간이다. 가장 높이 나는 새는 ‘자세’고 가장 큰 도는 ‘태도’라는 여경 스님의 유머 속엔 자세와 태도를 중시하며 지난 세월 한결같이 밝고 맑은 마음으로 부처의 도량을 가꾼 스님의 철학이 깃들어 있다.

■ 세상사, 수행 아닌 것이 없다
수선사의 스님은 주지, 여경 스님뿐. 공양주도 조경사도 없다. 도랑 청소부터 장화를 신고 들어가는 연못 작업은 물론, 잔디를 깎고 잡초를 뽑는 일까지··· 모든 일이 수행이다. 재봉질과 텃밭에서 수확한 나물로 직접 해 먹는 밥상은 홀로 살아가게 될 스님의 앞날을 헤아린 어머니의 예지란다.
그 많은 일을 하면서도 부정적인 마음으로 할 거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여경 스님. 사람에게 숨과 숨 아닌 숨이 없듯 새벽부터 일어나 행하는 모든 일이 스님에겐 즐거운 수행이다. 그 마음 덕분에 밀려드는 사찰 일로 숨 돌릴 새 없어도 스님은 언제나 설레는 수행자로 살아간다. 인연이 닿는 곳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스님의 부지런한 마음이 곳곳에 녹아있는 수선사의 일상 철학은 그래서 더 유쾌하고 설렌다.

■ 흘러가는 대로, 받아들이는 삶
그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바다의 삶. 물의 가르침을 여경 스님은 너무 일찍이 깨달았다. 군 복무 중 태풍처럼 몰아친 불행은 여경 스님을 부처님 제자의 길로 이끌었다. 여경 스님이 군복무 하는 동안, 어머니와 큰 오빠의 죽음을 어린 나이에 혼자 감내해야 했던 여동생은 어머니 49재를 기점으로 먼저 비구니가 되었다. 인생무상을 너무 이른 나이에 겪은 남매는 그렇게 나란히 승복을 입었다. 여경 스님은 그 길에서,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흘려보내며 여여(如如)하게 사는 법을 깨달았다. 생각을 따라가지 말고 생각을 거둬들여야만 인생의 굴곡과 아픔도 걸림돌이 아니라 더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된단다.
사람들은 마냥 평온하고 무난할 때는 바로 지금이 얼마나 좋은 시절이고 감사한 시절인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스님. 행복은 멀리 있지 않으며, 허공의 신기루 같은 게 아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고 행복한 순간이다.

■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살고 싶어라
창에 부딪혀 생을 다한 뱁새를 묻어 주고 극락왕생을 빌고, 곤줄박이가 둥지를 튼 우체통 안의 보금자리를 지켜주기 위해 안내문을 붙이며 새 생명의 탄생을 응원하는 여경 스님. 연뿌리를 솎아내면서도 스님은 넘치지 않게 옮겨주고 흩어주며 적당함의 이치를 몸소 실천한다. 그래서일까? 수선사의 자연과 갖가지 생명의 조화는 살아 숨 쉬는 법문과도 같다.
‘우리 마음이 고를 때, 비로소 세상도 고르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좋은 마음 좋은 시선으로 세상을 고루 볼 때 세상도 평등해진다.’ 고 생각하는 여경스님. 스님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스님의 철학을 들으며 잠시라도 수선사에 깃들어 보면, 우리 또한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여여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내츄럴 휴먼 다큐 자연의 철학자들 58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2023년 5월 26일 방송

#자연의철학자들 #지리산 #수선사

posted by lollampogf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