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의 '나부코' 중에 나오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곡입니다. 그 동안 저도 이 노래를 공연에서도 듣고, 음반이나 영상으로도 수없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것은 지난 2002년, 제임스 레바인의 지휘로 공연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공연이 아닐까 싶습니다.
카메라가 클로즈 업으로 잡은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에는 고단한 삶에 대한 절망과 고향땅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이 생생하게 살아 있습니다. 눈물을 글썽이며 절규하듯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전율이 느껴졌어요.
마지막 소절의 여음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객석에서 “부라보!”가 터져 나옵니다. 오페라 공연 중에 앵콜을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감동을 받았는지 이례적으로 같은 노래를 한 번 더 부릅니다.
밑에 그 공연 영상을 올립니다. 오래 전의 영상이지만 지금도 볼 때마다 여전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 합창단 단원들의 노래와 연기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습니다. 앵콜 곡을 부르기 전의 합창단원들의 모습을 자세히 보세요. 노래가 끝났지만 계속 표정으로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프로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멋진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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